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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지사항

이름 들꽃지기 이메일
작성일 2010-11-30 조회수 27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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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Travel]때묻지 않은 그곳… 무·진·장에 서늘한 바람이 분다
[동아일보] 전북 장수 가을여행 모기도 털갈이한다는 처서(處暑·8월 23일). 그것도 지난 지 한참. 그럼에도 날씨는 폭염에 가을장마로 한여름을 방불케 하는데…. 두서없이 뒤죽박죽. 못 믿을 게 세상사라 하늘 열린 이래 변함없던 계절 바뀜마저 의심하는 이즈음. 하지만 그런 도시민의 무지와 용렬함은 무참히 박살나고 컴퓨터 모니터와 스마트폰 액정화면에 멀어버린 눈은 상큼한 자연과 조우 덕에 시력을 회복한다. 전북 장수(長水)로 옮긴 발길 끝에서 만난 새빨간 사과와 오미자가 주렁주렁 매달린 금강 발원지. 장수군으로 가을여행을 떠난다. ○ 무진장의 고장 장수 대전 통영을 잇는 중부고속도로를 따라 남행하다보면 무주 즈음에서 정면을 가로막듯 차창 가득 펼쳐지는 거대한 산경을 맞게 된다. 백두대간의 덕유산국립공원이다. 차 안에서도 그 위엄과 우아함이 느껴질 정도로 장대한 이 산. 특히 겨울이면 하얗게 변한 산정의 설경이 기막히다. 늘 하는 푸념이지만 허다한 곳에 휴게소 내면서도 이 멋진 산경을 감상할 이곳에는 왜 전망대 겸한 휴게소를 두지 않는 것인지…. 운전석 쪽 창 밖으로 보이던 덕유산과 남덕유의 산경을 뒤로 하고 장수 갈림목에서 익산∼장수 고속도로로 바꿔 타면 곧 장수 땅 초입. 계남면에 들어선다. 이어지는 국도 19호선을 따라 남행하면 장수읍인데 중간에 큰 고개(싸리재)를 넘는다. 그 터널을 통과해 고개 반대편으로 나온 순간. 앞에 펼쳐진 광경에 눈이 휘둥그레졌다. 사방팔방으로 높은 산에 둘러싸인 거대한 분지 지형의 장수읍 풍치 때문인데 아늑해 보일 정도로 수려하다. 장수는 대대로 한국의 대표적 오지였던 ‘무진장’ 고을 중 하나다. 아다시피 무진장은 산과 고원으로 이뤄진 무주 진안 장수 세 군을 통틀어 이른 지명. 조어 그대로 세 군은 한 뭉텅이다. 그리고 그 핵은 장안산(장수군). 호남·금남정맥의 첫 산이자 전국 12종산(조선후기 실학인문지리학자 여암 신경준이 ‘여지고’에서 밝힌 각 지역의 중심 산) 중 하나로 호남 호서지방의 진산으로 여겨진다. 산에 막혀 접근이 어렵다 보니 세 군 서로가 가까워진 것은 당연지사. 선거구(무진장+임실)를 봐도 대충 그 느낌이 전해진다. 시내버스도 세 군을 섭렵한다. 무진장여객이다. 지역의 주간신문(제호 ‘무진장투데이’)도 세 군을 아우르고 소방서도 세 지역을 통합 관할한다. 이름도 내용 그대로 ‘무진장소방서’다. 이 무진장(茂鎭長)은 ‘무지하게 많다’는 ‘무진장(無盡藏)’의 좋은 어감을 차용한 기발한 조어다. 그런데 ‘무진장(無盡藏)’의 어원은 불가다. 본뜻을 적자면 ‘덕이 광대하여 다함이 없다’거나 ‘잘 융화되어 서로 방해함이 없는 원융무애(圓融無碍)의 상태’다. 세 군이 서로 잘 어울리는 것을 보면 뜻까지도 퍼온 듯하다. ○ 장수에서 논개 족적 따라잡기 읍내로 들어선 순간 나는 시간이 거꾸로 흐른 듯한 느낌을 받았다. 골목쟁이 허름한 집에 걸린 ‘다방’이란 간판. 낡은 건물 서너 채를 옹색하게 이어 붙인 군청. 1980년대 배경 드라마 촬영지로 손색이 없을 만큼 소소한 건물로 이뤄진 중심가 때문이었다. 강원도 평창 골짝의 면소재지가 더 번화하다 할 정도로. 그래서 더더욱 정감이 갔다. 아직도 이런 곳이 있다는 사실. 그런 곳을 찾아냈다는 생각에 약간의 흥분도 느끼면서. 군청 현관은 거대한 소나무 한 그루에 가렸다. 수령 수백 년은 족히 될 듯한 그 나무. 이름도 거창하게 ‘의암송’(의암은 의기 논개에게 나라가 내려준 호·천연기념물)인데 팻말을 읽어 보니 임진왜란 당시 왜장을 껴안고 진주 촉석루 앞 바위에서 남강으로 뛰어든 주논개 당시부터 있던 나무라는 설명이다. 그렇지. 여기 장수가 논개의 고향이지. 논개에 관한한 장수군은 할 말도 많고 또 자랑거리도 많다. 그렇지만 장수보다는 진주가 논개에 관한 한 더 각광을 받아왔다. 드라마틱한 의거 현장인 데다 접근성이 좋은 덕분이다. 그래서 한동안은 논개를 두고 두 지자체가 주도권 경쟁을 벌이는 듯한 인상도 받았다. 하지만 지금은 아니다. 서로 달랐던 영정도 표준영정으로 교체했고 이제 축제홍보와 관광객유치 목적으로 내세우지도 않는다. 그뿐이 아니다. 이번 취재를 통해 장수군이 논개를 ‘한국의 여성상’으로 삼고 그녀의 삶을 통해 교훈을 얻도록 모든 유적을 완벽하게 정비한 것도 알게 됐다. 장수에는 논개 기념물이 많다. 영정을 모신 사당 의암사(장수읍 두산리). 생가와 주논개 상이 조성된 생가지(장계면 대곡리). 진주성을 지키기 위해 출진한 부군 최경회 장군(당시 경상우도 병마절도사)을 따르기 위해 말에 오를 때 디딤돌로 삼았던 ‘논개 말탄 바위’(장계면 월강리) 등등…. 그중 의암사 입구의 ‘논개 생장향 수명비’는 사연도 깊다. 1942년 일이다. 비각은 헐어 불태우고 수명비는 깨부숴 버리라는 일본인 고등계형사를 속이고 땅속 깊이 숨겨 두었다가 3년 후 광복을 맞자 꺼내어 다시 세운 것이다. ○ 때 묻지 않은 자연에서 즐기는 그린투어리즘의 보고 ‘긴 물(長水)’이란 이름의 유래는 장수사람조차도 의문. 하지만 유추해석은 가능하다. 장장 400km 금강의 발원지 뜬봉샘이 근거다. 뜬봉샘은 수분령(남원 장수를 잇는 국도 19호선의 해발 538m 고개) 마루에서 걸어서 20분 거리의 신무산 중턱에 있다. 수분령은 글자 그대로 ‘빗방울 하나를 쪼개어 각각 반대 방향으로 보내는 고개’를 뜻하는데 실제로도 북쪽 물방울은 금강을. 남쪽 물방울은 섬진강 상류를 이룬다. 장수에는 큰물이 없다. 70%가 해발 500m내외 고원산지여서다. 그럼에도 장수란 이름이 붙은 것은 허다한 산의 계곡과 물 덕분이다. 지명(면)에 물과 관련된 것이 많은 것도 그런 이유다. 계남 계북 장계 천천(天川) 등등…. 장수를 취재하며 놀란 것은 그런 물골이 훼손되지 않고 잘 보존됐다는 것이다. 더 놀란 것은 거기에 들어선 수준 높은 휴양림 시설과 숙박시설이다. 요즘 붐을 이루는 오토캠핑의 원조격 캠핑사이트가 장수에 있다는 사실은 캠핑마니아라면 다 아는 사실. 18년 전 조성한 것인데도 지금도 거의 최고 수준이다. 그 현장인 방화동 가족휴가촌을 찾았다. 호남의 진산. 장안산 자락의 이 계곡에 있는데 물은 상류에 오염원이 없어 들이마셔도 될 만큼 깨끗했다. 이 계곡의 둔덕에 오토캠핑장이 조성됐는데 주차공간이 캠프사이트마다 있고 나무그늘까지 드리워져 최고의 조건을 갖췄다. 캠프장은 자연휴양림과 연계되어 있어 치유의 숲을 경유해 덕산의 용소까지 2km가량 트레킹로로 이어졌다. 휴양림의 통나무집에서 쉬면 물놀이도 트레킹도 두루 즐길 수 있다. 천천(天川)의 물가에 자리 잡은 ‘하늘내 들꽃마을’(농림수산식품부 지정 녹색농촌체험마을)도 장수의 명소다. 폐교의 교실을 객실로 고치고 운동장을 잔디밭으로 바꿔 캠핑장으로 쓴다. 지난해에는 TV프로그램 ‘1박2일’의 무대가 되기도 했는데 마을 주민 밭에서 고구마 캐기와 옥수수 따기 등 다양한 농촌체험도 한다. 와룡자연휴양림도 숲 속에 통나무집과 수영장. 야영장을 갖췄다. 지리산 연봉이 조망되는 봉화산(919m)은 봄철(5월)에는 산을 불태우듯 진분홍빛으로 뒤덮는 철쭉꽃 장관으로 이름난 곳이다. ‘죽기 전에…’ 코스로 강추한다. 글·사진 장수=조성하 여행전문기자 summer@donga.com ● 여행정보 ◇장수군 ▽찾아가기=대전∼고속국도 35호선(중부고속도로)∼장수 분기점∼고속국도 20호선(장수익산고속도로)∼장수매표소∼국도 19호선(남원 방향)∼계남면∼장수읍 ◇관광시설 ▽KRA 장수목장=한국마사회의 경주마 생산육성 목장. 승마체험. 목장견학. 잔디밭달리기. 교배관람 등 모두 무료. 장계면 육십령로 764-5. 1566-3333 krafarm.kra.co.kr ▽자연휴양림=군청 직영. jangsuhuyang.kr△방화동 가족휴가촌=번암면 사암리 625. 063-353-0855 △와룡=천천면 와룡리 산84-2. 063-353-1404 ▽민박&캠핑 △하늘내 들꽃마을=천천면 연평리 293. www.slowzone.co.kr 063-353-51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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